인류미래에 대한 질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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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4-10 13:21 조회2,441회 댓글0건본문
강원도민일보(2020.04.10)
【인류미래에 대한 질문】
100여 년 전(1919년) 조계종 초대종정 한암(漢岩)스님께서는 왜정말기 종정취임사에서 “여사미거(驪事未去)에 마사도래(馬事倒來)라, 당나귀 일이 가기 전에 말의 일이 도래 한다” 하셨으니 야밤삼경에 대문의 빗장을 확인하고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 했을 때 그 나라의 국민성과 국격의 수준을 판단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설하신 바 있다.
2020년 경자년 벽두부터 전 세계가 ‘코로나 19’의 전염병 확산으로 ‘제3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질병대란의 위기에 처했으니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과제는 ‘1941년 진주만 피습’, ‘1950년 한국전쟁’, ‘2001년 미국의 9,11사태’,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버금가는 상황이며, 14세기 유럽에서만 약 2,500만 명이 사망한 흑사병(페스트)과, 1981년의 에이즈, 1918년의 스페인 독감, 2003년의 사스, 2008년의 광우병 파동, 2009년의 신종 플루와 에볼라 바이러스, 2015년의 메르스 사태에 이어 갈수록 더 혹독한 전염병 발병으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로 작용해 왔다. 바닥을 쳐야 딛고 일어나듯이 지금이야말로 외부의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작동할 시기라고 본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세균과 바이러스는 공생해 왔고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역사라고 할 만큼 질병과의 전쟁의 연속이었다. 이로 인해 끊임없이 백신과 치료약을 개발하지만 병은 더 강력한 변종으로 발병해 왔다. 인간이 만든 문명의 이기만큼 전염병의 대유행 주기는 그만큼 빨라졌다.
질병대란의 위기관리에 특별한 묘수는 없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답이 있다. 경위와 원인을 찾아보자면 이 모든 사태가 인류가 자초한 일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자국민의 이동을 전면 또는 부분 통제하면서, 인적이 끊긴 도시의 거리에 야생동물이 잇따라 출몰했다고 한다. 3월24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야생 퓨마가 먹이를 찾아 거리로 내려와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에 포획됐다고 (AFP) 통신이 칠레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는 국가 봉쇄령 이후 미세먼지로 악명이 높았던 뉴델리 하늘이 모처럼 푸르게 맑아졌다고 한다(중앙일보 2020,3,31).
우리나라도 미세먼지가 한결 줄어들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 항저우시에서 G20개막을 앞두고 깨끗한 환경 조성을 위해 중국 당국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자 우리나라 하늘이 부쩍 맑아졌다고 한다. 코로나 19의 질병대란으로 인간이 활동을 멈추자 동물이 내려오고 하늘이 맑아지고 환경이 깨끗해졌다는 결과는 무엇을 뜻하는가? 질병확산은 인류가 취한 문명의 이기만큼 환경파괴에 대해 자초한 결과의 산물이다. 누구나 아는 이론이지만 실천을 어려워한다. 자연은 위기를 통해 상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생필품 사재기와 총을 구입 할 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질병에 가장 대처를 잘 하는 모범국가로 그 사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국민성은 위기를 통해 국가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소견을 피력한다.
첫째, 인류는 25만 생물의 자연 생태계 환경과 더불어 상생(相生)을 연구하고 각종 바이러스 발병 차단이 우선이다. 계해 년에 돼지열병이 발병하고 경자 년에 박쥐로 인한 코로나 19가 발병한 사태는 우주섭리와 역학적인 역법에 그 근거를 두지만, 지금 인류는 생물에 대한 자비심을 발현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둘째 가축의 대량 살상 공장화 가공화의 식습관과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육식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 과도한 항생제를 투입한 가축의 고기를 인간이 섭취하면 변종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농약과 항생제의 남용을 막으려면 깨끗한 환경이 우선이다.
셋째 이제 인류는 자연환경과 현명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법으로 정하고 강구하여 자연친화적인 먹거리와 활동을 규범으로 정해 자발적인 실천으로 깨끗한 지구환경을 위한 회복에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불가의 불법에 과도한 살생을 금지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시기가 도래했으니 온 인류가 당면한 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 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질병대란의 힘겨운 코너를 돌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인류에게 힘들지만 넘어지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원행스님 오대산 월정사 선덕
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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