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자후> 행사법문

행사법문

무술년 촛불시민의 과제 (강원일보 1월 22일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8-01-23 09:15 조회2,323회 댓글0건

본문

무술년 촛불시민의 과제

 

원행스님 오대산 월정사 부주지 대한언론인회 고문

 

 

알다시피 올해는 무술년(戊戌年) 개띠 해다. 특히, 육십갑자(六十甲子) 600년 만에 돌아온 올해는 `황금 개띠 해'라고 하는데, 이는 무() 자가 흙 토()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흙은 노란색이고 따라서 황금으로 보는 것이다. 같은 개라도 역학적으로 아주 좋은 개다.

 

올해 우리는 국가적으로 많은 과제를 앞두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과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가 결정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명실상부한 평화올림픽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남북 접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최고위급이 포함된 참가인단을 보내겠다고 한다. , 한반도 긴장 때문에 올림픽 참가를 주저하던 몇몇 국가에서도 적극 참가로 돌아섰다. 잘 치러내는 일은 정부와 우리 국민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 제전만은 아니다.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남북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시금석이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알리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정부는 이번 올림픽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북측 참가를 두고 이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 남의 잔칫상에 숟가락 얹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데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미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북아의 중심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민국의 열망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좋은 계기를 우리끼리의 분쟁으로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이 열린 지 딱 30년이 지났다. 88올림픽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지렛대였다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계기임이 분명하다.

 

또 하나는 개헌이다. 월정사 조실이셨던 탄허(呑虛) 스님은 한 세대를 30년으로 봤다. 지금 헌법이 1987년 체제니까 정확히 한 세대가 지난 너덜너덜한 누더기 헌법이다. 달라진 현실에 맞게 고쳐 나가는 게 맞다. 특히, 지방분권과 국민 기본권에 대한 개헌은 반드시 해야 한다.

 

현재 지방분권은 무늬만 분권이지 중앙정부에 대한 예속이 지나치다. 권위주의 시대에나 맞는 과도한 중앙 집중은 고쳐야 한다. 국민 기본권 역시 마찬가지다. 30년 동안 국민의 삶과 의식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한 세대 전의 시각으로 제정된 국민 기본권 역시 지방분권과 마찬가지로 수정되고 첨가돼야 할 부분이 많다.

 

지난 촛불 시민들의 열망도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 즉 국민의 기본권을 확충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현재 국회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개헌을 하니 마니 하고 있는데 이는 소탐대실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후보 모두 공약한 대로 지금이 개헌의 적기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패한 쪽에서는 책임문제로 시끄러울 테고, 대표를 새로 뽑는다 뭐다 해서 개헌이 추동력을 얻을 수 없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며 먼저 문재인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야권을 설득해야 한다.

 

최근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다룬 영화 `1987'이 화제다. 영화 속 대사인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말에 우리는 대답을 해줘야 한다. 1,600만 촛불시민이 외쳤던 이게 나라냐?”라는 물음에도 화답해야 한다. 그에 대한 대답이 바로 개헌이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