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평창이 다시 응답할 차례다 (강원일보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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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1-11 10:51 조회2,524회 댓글0건본문
새해, 평창이 다시 응답할 차례다
원행 월정사 선덕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평창올림픽 남북 화해 물꼬
더디지만 한반도변화 시작돼
평화·번영 우리가 주도해야
평창(平昌)! 한반도 오천년 역사 끝에 찾은 영혼의 안식처인 평창은 민족의 열망에 응답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살아온 민족입니다. 일제강점기에도 3·1만세운동을 비롯해 저 멀리 만주에서까지 독립의 열망을 불태웠습니다.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세계 경제부국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긍지입니다.
2017년 광화문(光化門) 1,700만 촛불혁명으로 동년 5월10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 겨울 광화문을 평화의 꽃으로 장식한 촛불은 우리 민족에 광장의 연대와 예술로저항의 역사 였습니다. 특히, 평화로 이뤄낸 놀라운 저항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급변하는 정세 속의 고요한 변화 속의 변화였고, 불확실 속의 확실이었습니다.
2018년 2월9일 열린 평창올림픽에 북한 김정은의 특사인 김여정이 참석함으로써 일촉즉발 핵전쟁 속의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됐고, 남북 정상은 연이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까지 도출해 냈습니다. 군사분계선은 간단한 `금'이 돼버렸고 `도보다리'는 관광명소로 유명해졌습니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서 상징 이상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평화의 메시지는 우리 민족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최근 최전방 GP 철수와 남북 철도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이 착공식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철도는 사람으로 치면 대동맥과 같은 것입니다. 남북이 갈라지기 전 한반도에는 저 남쪽 부산에서부터 북한 북부까지 철도라는 대동맥이 뻗쳐 있었습니다. 민족 대동맥 혈류가 원활하듯 우리 민족의 기상도 이 철도를 통해 꿈틀댔습니다.
분단으로 끊긴 철도를 잇는 것은 한반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업입니다. 경제적 가치로만 볼 사업이 절대 아닙니다. 이 철도가 이어지면 유라시아 전역으로 한반도의 기운이 뻗칠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에서 발아된 싹이 이제 동토를 비집고 솟아올라 세계를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셈입니다. 하루빨리 열매가 맺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금방이라도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 같았지만 팽팽한 줄다리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오천년 역사 속에서 70년 분단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허물어질 리는 없겠지요. 차근차근 지혜와 이성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인류사·세계사적 큰 물줄기가 됐습니다. 비록 더디기는 하지만 `화엄(華嚴)의 빛'이 우리 미래 세대의 앞길을 비추고 미래의 물결이 뒤쫓아 오고 있습니다. 평창(平昌)은 거기에 응답하고 이행돼야 합니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는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돼지는 전통적으로 우리에게 복(福)을 가져다주는 동물입니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고 남북의 열망도 이어져서 평화와 번영을 향한 힘찬 걸음과 복(福)이 우리 민족, 한반도에 새해 큰 선물로 주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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