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언(多言)의 병(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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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9-02-15 14:43 조회2,891회 댓글0건본문
다언은 선비의 병이 되고 번문은 번장한 문장의 도가 된다.
도를 밝힌 말이라도 다언과 번문은 병이 되고 혜가 되거든
하물며 도(道)를 밝히지 못한 산승의 잡화야 말한 것이 있으랴!
나는 본래 근성이 노둔하여
문장지학에 힘쓸 여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시로부터 유교 전통적인 도학가에 투신하여 왔고 익혀왔기 때문에
매양 고인의 란서부화라는 훈계를 잠시도 잊지 않고
저술보다는 사색, 사색보다는 좌망을 노력해왔다.
그리하여 단편적인 문자로 남겨놓은 것이 없었던 것이고
이번 이 소소한 책자는 여러 사람으로 더불어
문답 또는 강연한 것을 원고화하여
일반 학생들의 일람을 하게 한다하여
부득이 이 삼자의 청을 어기지 못하고 간행을 해온 것이다.
이 잡화를 혹 망매지갈의 일조가 된다면
다언의 병과 번문의 해가 세상에 만연되지 않으리라 본다
기해년 정초 오대산인
원행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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