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자후> 지면법문

지면법문

경자년동안거결제법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1 06:40 조회2,164회 댓글0건

본문

 
당당좌단천차로<堂堂坐斷千差路>
도기철마입중성<倒騎鐵馬入重城>
연화타타화중개<蓮花朶朶火中開>
청산보보수상행<靑山步步水上行>

당당히 앉아서 천차로(千差路)를 끊고
철마를 거꾸로 타고 중성(重城)을 들어감이라.
연꽃은 송이송이 불 가운데 핌이요
청산은 걸음걸음 물 위를 행함이로다.

금일(今日)은 경자년 동안거(冬安居) 결제일(結制日)이라.

 

우리가 세간(世間)

온갖 풍요(豊饒)와 편리(便利)를 마다하고

자발적(自發的)으로 산문(山門)을 폐쇄(閉鎖)하고

세상과 단절(斷切)하고 정진(精進)하는 것은

오로지 나고 죽는 윤회(輪廻)의 고통에서

영구(永久)히 벗어나는 데 있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로다.

이 일은 어느 누구도 대신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스스로 닦아서 스스로 증득(證得)해야 함이로다.

 

결제(結制)에 임하는 대중(大衆)

이번 석 달 동안은

모든 반연(攀緣)을 다 끊고,

삼시 세끼 먹는데 초연하고

옆도 돌아보지 말고,

오직 화두를 성성(惺惺)하게 챙겨서

팔만사천 모공(毛孔)에 의심이 사무치게 해야 함이라.

내가 그 때 마조 선사께서

()’하신 소리에 사흘 동안 귀가 먹었었네.

황벽스님은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는 결에 혀를 쑥 내밀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마조 선사의 일할(一喝)’

두 분이 활연대오(豁然大悟)하셨던 것이다.

그리하여 황벽 선사는

백장 선사의 상수제자(上首弟子)가 되어 법을 이으셨다.

그러면 마조 선사의 이 일할(一喝)’이 얼마나 위대하길래,

두 분 선사께서 그 아래에서 몰록 깨치셨을까?

 

일할가운데는 비춤[]도 있고,

[]도 있고, []도 있고, 뺏음[]도 있고,

죽임[]도 있고, []도 있다.

 

마조 선사의 이 일할을 좇아서 백장 선사로,

황벽 선사로, 임제 선사로 이어져서

중국 선종오가(禪宗五家)의 하나인

임제종(臨濟宗)이 탄생하게 되었음이라.

일러라!

마조 선사의 이 일할(一喝)의 낙처(落處)가 어디에 있느냐?

蒼天後更添怨苦<창천후갱첨원고>

()을 한 후에 다시 원한의 괴로움을 더함이로다.

또한 선종오가(禪宗五家)의 하나인

운문종(雲門宗)의 개창조(開創祖)

운문(雲門) 선사께서

세연(世緣)이 다해가니,

대중(大衆)에게 세 가지 법문(法門)을 내리셨다.

첫번째, 어떤 것이 진리의 도()인가?

두번째, 어떤 것이 제바종(提婆宗)인가?

가나제바(迦那提婆) 존자는

부처님 심인법(心印法) 14조 법손(法孫)

용수보살의 제자로서

당시 인도의 96종의 외도(外道)를 조복(調伏) 받아

제바종의 종지(宗旨)를 크게 드날렸다.

세번째, 어떤 것이 진리의 보검인가?

이 세 법문을 대중(大衆)에게 제시하니

파릉(巴陵)스님이 멋진 답을 하심이라.

첫번째, 어떤 것이 진리의 도()인가?

눈 밝은 이가 깊은 우물에 떨어졌습니다.”

두번째, 어떤 것이 제바종인가?

은쟁반에 흰 눈이 소복했습니다.”

세번째, 어떤 것이 진리(眞理)의 보검인가?

산호나무 가지가지에 달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운문 선사께서 파릉스님의 답에 크게 칭찬하시면서,

내가 열반에 든 후, 기일(忌日)에 갖가지 음식을 차리지 말고

항상 이 세 마디 법문을 들려다오라고 하셨다.

이 세 마디 법문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49년간 설()하신

팔만대장경을 뛰어넘는 것이다.

마조 선사의 일할(一喝)

운문 선사의 삼전어(三傳語)를 알아야만

부처님의 살림살이를 아는 것이고,

진리(眞理)를 천추만대(千秋萬代)에 전하는

저력(底力)을 갖추어

모든 부처님과 역대 조사(祖師)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인간세계와 천상세계에서 진리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음이라.

이 법문(法門)을 알아오는 이가 있으면

산승(山僧)이 이 주장자를 두 손으로 전해줄 것이라.

노력하고 또 노력할지어다.

대중은 운문 일가(一家)를 알겠는가?

[양구(良久)하신 후 이르시기를] 

盲人相逢堪笑處<맹인상봉감소처>
扶籬摸壁可憐生<부리모벽가련생>

눈 먼 사람들이 서로 만나 웃는 곳에
울타리를 붙잡고 담장이라 하니 가히 불쌍하구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