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삼전어(雲門 三轉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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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2-13 18:04 조회2,105회 댓글0건본문
불기섬호수학심(不起纖毫修學心)하면
무상광중상자재(無相光中常自在)라.
무한낙화수류거(無限落花隨流去)하고
석양춘색만강호(夕陽春色滿江湖)로다.
털끝만큼이라도 닦아 배울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상(相)이 없는 빛 가운데 항상 자재(自在)함이라.
무한한 낙화(落花)는 흐름을 따라가고
해 저문 봄빛이 강호(江湖)에 가득하도다.
금일(今日)은 동안거 해제일(解制日)이라.
산문(山門)을 폐쇄(閉鎖)하고 결제(結制)하여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어느 듯 구순(九旬)이 지나갔음이라.
이렇듯 시간이란 신속(迅速)함이라.
돌이켜보매 인생(人生) 또한 이와 같아서
나태(懶怠)하고 방일(放逸)해서는
청춘(靑春)이 일순간에 노인(老人)이 되어 있음이라.
해제일이 되었다고 화두(話頭)를 놓아 버리고
정신없이 산천(山川)을 다니느라
시간을 허비(虛費)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화두를 챙기고 의심해야할 것이라.
성인(聖人)이라야 능히 성인을 안다.
이 도안(道眼)이 열리면
일거일동에 상대방의 살림살이를 다 아는 법이다.
세월이 흘러 운문(雲門) 선사께서 세연(世緣)이 다해가니,
제자들을 모아 놓고,세 가지 법문을 물으셨다.
첫째, 어떠한 것이 부처님의 진리의 도(道)인가?
둘째, 어떠한 것이 제바종(提婆宗)인가?
셋째, 어떠한 것이 진리의 보검인가?
이 물음에 여러 제자들이 훌륭한 답을 했지만,
그 중에서 파릉(巴陵)스님이 답하기를,
어떠한 것이 부처님의 진리의 도(道)인가?
“눈 밝은 사람이 우물에 빠졌습니다.”
어떠한 것이 제바종(提婆宗) 인가?
“은쟁반 위에 흰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리의 보검인가?
“산호(珊瑚)나무 가지가지에 달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일곡양곡무인회(一曲兩曲無人會)
무한운산벽층층(無限雲山碧層層)
진리의 곡조를 한곡 두곡 읊어야 아는 이 없고
한없는 구름산만 겹겹이 푸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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