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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돌아보며

2020년 봉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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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5-27 16:50 조회1,6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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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작이었습니다.

 

히말라야 기슭의 작은 나라에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삼세 부처님들의 원력이 피어나는 천지의 울림이었고,

오래지 않아 룸비니 동산에서 시작된 봄소식은 온 천하를 꽃피웠습니다.

 

‘괴로운 세상을 평온하게 하리라(三界皆苦我當安之).’는 탄생 일성은

뭇 중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매우 특별합니다.

 

윤달 4월 초파일에 개최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창궐은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연한 모든 것을 변하게 하였습니다.

 

이 위험한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세계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불교계는 누구보다 빠르게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여 사회적 노력에 동참했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공의를 모은 끝에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교계의 최대의 축제인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고,

윤달 4월 초파일에 법요식을 봉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월 초파일에서 윤달 4월 초파일까지

스님들은 절에서, 신도는 가정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쉽지 않았던 결정들은

부처님의 탄생게에 입각한 모든 불자들의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원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불교계의 자비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5천여 명의 스님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고,

전국의 많은 사찰과 단체가

방역을 위해 애쓰는 의료인들과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에게

격려와 지원의 손길을 베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한국불교의 유전자에 각인된

호국안민(護國安民)의 정신이 발현된 것입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가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의상조사께서는 법성게를 통해

‘하나 속에 모두 있고 모두 속에 하나이며

하나 그대로 전체이고 천지가 그대로 하나이네.

한 미진 속에 온 우주가 담겨있고

미진마다 다 그러하다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고 설파하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온 우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세상은 나와 무관한 객관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에 의해 매 순간 새롭게 창조됩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부처님처럼 마음 쓰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면

온 세상이 부처님으로 가득한 화엄세계가 성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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