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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돌아보며

촛불을 불어 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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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6-01-01 11:26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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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선사가 용담 선사를 친견한 날 밤 용담 선사의 방에서 있다 보니 밤이 깊었다. 용담 선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그만 내려가 보게나.”

덕산 선사가 쉬려고 발을 걷고 나가다가 바깥을 보니 캄캄하였다. 돌아서서 말하였다.

“화상이시여, 바깥이 캄캄합니다.”

용담 선사가 촛불을 켜서 건네주다가 덕산 선사가 막 촛불을 잡으려고 하는 찰나에 곧바로 촛불을 불어서 꺼버렸다.

덕산 선사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지금부터 다시는 천하의 노화상들 말씀을 의심하지 않겠노라.”라고 하고 드디어 금강경의 소초들을 가져와 법당 앞에 쌓고 횃불을 높이 들어 크게 외쳤다.

“현묘한 이치를 모두 말하더라도 마치 터럭 하나를 허공에다 두는 것과 같고, 세상의 온갖 중요한 일을 다 하더라도 마치 물 한 방울을 큰 바다에 던지는 것과 같다.”라고 하면서 금강경소초를 들고 말하였다.

“그림의 떡은 주린 배를 채울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곧바로 태우고 용담 선사에게 예배를 올리고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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