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스님 영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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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8-08-01 08:53 조회3,341회 댓글0건본문
진불장 혜성 대종사여
삼각산 호국참회기도도량 도선사는
사바의 인연을 마치고 떠나신
큰스님의 법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가고 오는 것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
부처님의 크나크신 가르침이건만,
세간에 사는 중생들은
홀연히 떠나신 큰스님을 떠올리며
서운하고 슬픈 마음 차마 거둘 수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신학문을 이수하고 출가해
우리 시대의 선지식이신 청담 조사 회상에서 절차탁마하며
수행과 전법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그 자취와 업적을
어찌 몇마디 필설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진불장 혜성 대종사여.
스님은 청정수행 종단 구현을 위한
정화불사에 동참하신 것은 물론,
교육, 보기, 불사 등 다방면에서
시은의 소중함을 수미산처럼 무겁게 여기며
불은에 보답하기 위해 정진하고 정진하셨습니다.
사부대중은 대원력인 정화불사를 완수하여
한국불교의 초석을 놓는데 헌신하셨습니다.
그결과 종단은 청정수행가풍을 회복하고,
대내외적으로 현대불교의 기본방침을 수립하여
21세기가 지향할 대한불교조계종의 지침을 알려주셨습니다.
진불장 혜성 대종사여
1980년 10월 신군부가 자행한 전대미문의 법난으로
한국불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스님을 비롯한 수많은 대중이 강제 연행되어
엄청난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들이대며 허위 자백을 강요했고,
작은 허물은 침소봉대하였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미 시나리오를 만들어놓은 신군부는 애써 외면했고,
언론은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확대 재생산 하였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신군부의 흉계가 드러나고,
불교계의 강력한 항의로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4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서
10·27법난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면서
“불교계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어,
한국 불교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길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님께서는 법난의 가장 큰 피해자이며 희생자였습니다.
감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고문을 받았으며,
그 후유증으로 열반에 드실 때까지 겪으신
심적, 육체적 고통은 차마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정부는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공권력 남용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불교계와
스님들의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뼈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의 장인 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가 제2, 제3의 도약을 기약하고 있는 토대는
진불장 혜성 대종사의 노고에 기인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불장 혜성 대종사여.
이제는 어디서 대종사를 만날 수 있겠습니까.
출가수행이며 동시에 교육가,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부처님 제자임을 잊지 않으셨던 혜성 대종사여.
이제 사바 인연 잠시 놓고 법열에 들어
불보살과 역대조사, 은사 청담조사,
그리고 세간에 몸을 나투게 해주신 부모님 뵙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시 큰스님을 애닯게 그리워하는 중생들이 있는
사바세계 삼각산 도량으로 속히 돌아오셔서
부처님의 제자로, 자유자재의 경지를 보여주시길 앙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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